분석

겨울철 예열, 몇 분이면 될까…서울 공회전 과태료 5만 원

서울은 영하가 아니면 2~5분 넘는 공회전에 과태료 5만 원을 물린다. 제조사 설명서는 세워 두지 말고 천천히 달리며 데우라고 안내한다.

눈 덮인 산길을 달리는 현대차 아이오닉 5 N 후측면
눈길을 달리는 현대차 아이오닉 5 N —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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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추위를 앞두고 겨울 아침 예열을 몇 분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다시 나온다. 서울에서는 기온이 5℃ 이상인 날 주정차 중 공회전을 2분 넘게 하면 과태료 5만 원 대상이다.

시동뉴스는 세워 둔 채 오래 예열할 이유가 약하다고 본다. 제조사 취급설명서는 공회전 대신 천천히 달리며 엔진을 데우라고 안내하고, 서울 조례는 영하가 아닌 날 2~5분을 넘는 공회전을 위반으로 본다.

서울은 시 전역이 공회전 제한장소…허용 시간은 기온별 2~5분

「대기환경보전법」 제59조는 공회전 제한을 시·도 조례에 맡긴다. 그래서 전국 공통 기준은 없고, 지역마다 장소와 시간이 다르다.

가장 넓게 적용되는 곳은 서울이다. 서울특별시 자동차공회전 제한에 관한 조례는 제한장소를 서울 전역으로 정하고, 주정차 중 공회전을 2분까지만 허용한다. 기온이 5℃ 미만이거나 25℃ 이상이면 5분까지 늘어나고, 0℃ 이하나 30℃ 이상이면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 위반하면 건마다 과태료 5만 원이다. 위반 동기와 결과에 따라 절반 범위에서 깎아 줄 수 있다. 실무 중인 긴급자동차, 냉동·냉장차와 청소차, 공회전이 불가피한 정비 중인 차는 제한에서 빠진다.

 공회전 허용 시간
0℃ 이하제한 없음
0℃ 초과~5℃ 미만5분
5℃ 이상~25℃ 미만2분
25℃ 이상~30℃ 미만5분
30℃ 이상제한 없음

단속 방식도 장소에 따라 다르다. 일반 장소에서는 단속공무원이 먼저 경고한 뒤 시간을 잰다. 터미널·차고지·주차장·교육환경보호구역 같은 중점 공회전 제한장소나 운전자가 차 안에 없는 경우에는 발견한 순간부터 잰다.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중점 제한장소는 2020년 12월 기준 2,772곳이다. 서울시는 그해 계절관리제 집중단속 때 열화상 카메라를 단 스마트폰으로 공회전 시간을 측정했다.

제조사 설명서는 "정차 공회전 대신 적당한 속도로 주행"

기아의 2025년형 쏘렌토 취급설명서(국내판)는 시동 절차 마지막 단계에서 엔진 온도를 올리려고 정차 상태에서 공회전하지 말라고 적었다. 엔진이 적정 온도가 될 때까지는 적당한 속도로 달리고 급가속과 급감속은 피하라는 안내가 이어진다.

디젤 모델에는 단서가 붙는다. 시동 전 계기판의 예열 표시등이 꺼질 때까지 기다리는데, 설명서는 이 시간을 최대 5초 내외로 적었다. 엔진이 차가우면 터보차저에 윤활유가 돌도록 몇 초간 공회전하라는 주의도 있다. 단위는 분이 아니라 초다.

현대차 LF 쏘나타 취급설명서도 시동 후 가속 페달을 밟아 엔진을 데우지 말라고 안내한다. 10분 이상 고속 공회전을 하면 배기장치가 손상될 수 있다는 경고도 담았다. 엔진을 끄기 직전의 고속 공회전도 삼가라고 적었다.

경기도는 지정 장소에서만 5분…지역마다 기준이 다르다

서울 기준을 전국에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다. 2026년 6월 개정된 경기도 조례는 터미널, 차고지, 주차장, 대규모 점포, 의료기관, 교육환경보호구역,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 등 지정된 제한지역에서만 5분 이상 공회전을 금지한다.

단속 방식은 서울과 비슷하다. 운전자가 차 안에 없으면 공회전을 확인한 시점부터, 운전석에 있으면 사전 경고 시점부터 시간을 재고 초과하면 동영상 등 증거를 남긴다. 제한지역 밖에서 공회전하는 차에는 하지 말라고 권고할 수 있다.

예외도 다르다. 경기도는 기온이 5℃ 미만이거나 27℃를 넘어 냉난방을 위해 공회전이 불가피한 차를 제한에서 뺀다. 가스차와 총중량 3.5톤 이상 경유차는 영하 5℃ 이하일 때 출발 전 예열을 10분 이내로 허용한다. 다른 시·도 역시 각자 조례로 기준을 정하는 만큼 거주지 조례를 확인해야 한다.

전기차는 엔진 대신 배터리 온도가 관건

전기차에는 데울 엔진이 없다. 겨울에 변수가 되는 것은 배터리 온도와 실내 난방이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히터로 온도를 미리 올리는 배터리 컨디셔닝 모드를 운영한다고 설명한다. 내비게이션에 급속 충전소를 목적지로 넣으면 주행 중 배터리를 데워 충전 속도를 확보하고, 저온에서는 원격·예약 공조와 연동해 주차 중 승온하는 방식이다. 작동 조건은 차종마다 다르고, 운전자가 인포테인먼트 화면에서 배터리 온도를 보며 직접 켜고 끌 수도 있다.

눈 쌓인 날 충전 중인 전기차 충전구
겨울철 전기차 충전 —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조례는 공회전을 주정차 중 원동기를 가동하는 것으로 정의할 뿐, 전기차를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추위가 주행거리에 주는 영향은 시동뉴스의 저온 주행거리 분석에서 차종별로 다뤘다.

반론: 영하의 아침에는 몇 분이라도 데워야 한다는 시각

한겨울에는 충분히 데워야 차가 상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여전하다. 실제로 서울 조례도 0℃ 이하에서는 공회전을 제한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예외는 엔진 보호를 위한 기준이 아니다. 서울시는 2014년 조례 개정 당시 영하와 30℃ 이상 예외를 생계형 자영업자, 새벽 근로자, 노약자의 불편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쏘렌토 설명서의 공회전 금지 안내에는 기온 조건이 붙어 있지 않다. 설명서가 따로 적은 대기 시간은 디젤의 예열 표시등과 터보차저 윤활을 위한 몇 초뿐이다.

시동뉴스의 판단

제조사 설명서를 기준으로 보면 겨울 아침 예열의 답은 정차 몇 분이 아니라 시동 후 부드러운 출발에 가깝다. 서울에서는 기온이 5℃ 이상이면 2분, 0~5℃에서는 5분을 넘기는 순간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다. 차종마다 안내가 다를 수 있는 만큼 자기 차 취급설명서의 시동 항목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12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앞두고 서울시가 공회전 단속을 강화하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이다.

김도현 편집장 · 분석·산업

시동뉴스 편집장. 완성차 업계의 가격 전략과 신차 출시 주기, 규제 변화를 분석한다. 판매 데이터와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숫자가 말하는 흐름을 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