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현대차·기아 매뉴얼로 본 겨울 김서림…히터보다 에어컨

현대차·기아 설명서에 따르면 서리 제거 모드에서는 에어컨과 외기 유입이 자동으로 켜진다. 실내 순환을 오래 쓰면 김서림이 다시 생긴다.

눈 덮인 트랙을 달리는 현대차 투싼
현대차 투싼(4세대) — 사진: 현대자동차
목차 · 5개 항목

기온이 내려가는 11월이면 앞유리 김서림과 성에가 출근길의 첫 관문이 된다. 현대차 투싼(2025년형)과 기아 타스만(2026년형) 취급설명서는 앞유리 서리 제거 모드를 고르면 에어컨과 외기 유입이 자동으로 켜진다고 적었다. 유리창 습기 방지 기능이 설정된 경우다.

시동뉴스는 겨울 김서림을 없애는 열쇠가 뜨거운 바람보다 마른 공기에 있다고 본다. 두 설명서가 서리 제거 모드에 에어컨과 외기 유입을 묶어 둔 것도, 기아가 실내 순환을 오래 쓰지 말라고 경고한 것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서리 제거 버튼을 누르면 에어컨과 외기 유입이 함께 켜진다

투싼 취급설명서와 타스만 취급설명서의 해당 항목은 거의 같다. 앞유리 서리 제거 위치를 고르면 습기 제거 효과를 높이기 위해 외기 유입 모드가 선택되고 에어컨이 작동한다. 차량에 따라서는 풍량이 저단일 때 중간단 부근으로 자동으로 올라간다.

에어컨이나 외기 유입을 원하지 않으면 해당 버튼으로 끌 수 있고, 송풍 방향을 다른 위치로 돌리면 에어컨과 내·외기 설정은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 에어컨 때문에 춥다면 온도 조절로 따뜻한 바람을 내면 된다고 설명서는 덧붙였다. 에어컨과 난방을 함께 쓰라는 뜻이다.

자동 작동은 유리창 습기 방지 기능이 켜져 있을 때의 이야기다. 타스만 설명서는 이 기능을 인포테인먼트 화면의 차량 > 공조 > 자동 환기 > 습기 발생 저감 메뉴에서 켜고 끌 수 있다고 안내한다. 외기 유입과 에어컨이 자동으로 선택되지 않으면 해당 버튼을 직접 누르라는 것이 설명서의 지시다.

실내 순환을 오래 쓰면 유리가 다시 뿌옇게 된다

타스만 설명서는 실내 순환을 장시간 쓰지 말라는 경고를 따로 달았다. 유리창에 습기가 맺히기 쉽고, 탑승객의 호흡으로 실내 공기가 혼탁해져 두통과 졸음을 부른다는 이유다. 에어컨은 공기를 식히면서 수분을 응축해 걸러 내는 장치다. 바깥 공기를 들여와 에어컨으로 말린 뒤 데워 보내면 유리에 맺힐 물기가 줄어든다.

타스만의 오토 디포그도 같은 순서를 따른다. 앞유리 쪽 습기가 감지되면 1단계로 에어컨을 켜고 외기 유입으로 바꾼다(외부 온도가 낮을 때). 그래도 습도가 잡히지 않으면 2단계로 앞유리 송풍을, 3단계로 송풍량 증대를 작동한다. 바람의 세기보다 공기를 바꾸고 말리는 일이 먼저 온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공기가 들어오는 길도 막혀서는 안 된다. 두 설명서는 바깥 공기 흡입구에 쌓인 눈과 얼음, 젖은 낙엽을 치우면 유리창 습기를 줄일 수 있다고 적었다.

성에는 최대 온도·최대 풍량으로…2,000rpm 안내는 공회전 기준과 함께 봐야

바깥 면에 낀 성에는 다르게 다룬다. 타스만 설명서는 풍량을 높이고 온도를 최대(HI)로 맞춘 뒤 앞유리 서리 제거 버튼을 누르라고 안내한다. 성에를 빨리 녹이려면 엔진 회전수를 약 2,000rpm으로 유지해 히터용 냉각수 온도를 먼저 끌어올리라는 안내는 두 설명서에 모두 있다. 타스만 설명서는 이를 혹한기에 주정차된 차량의 경우로 적었다.

 풍량온도함께 할 조작
안쪽 김서림강하게원하는 온도서리 제거 버튼, 외기 유입·에어컨(자동 또는 직접)
바깥쪽 성에높게최대(HI)서리 제거 버튼
성에를 빨리 녹일 때최대최대엔진 약 2,000rpm으로 냉각수 온도를 먼저 올림
습한 날 바깥 면 습기——와이퍼 작동, 송풍 방향 변경

세워 둔 차의 엔진을 돌리는 일은 지역 조례와 맞닿는다. 서울 조례는 0℃ 이하에서는 공회전을 제한하지 않지만, 0℃ 초과~5℃ 미만에서는 5분, 5℃ 이상에서는 2분을 넘기면 과태료 5만 원 대상으로 본다. 다른 시·도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현대차·기아의 다른 차종 설명서가 정차 공회전 대신 천천히 달리며 엔진을 데우라고 안내한다는 점은 겨울철 예열과 공회전 기준 분석에서 다뤘다. 2,000rpm 안내는 성에가 시야를 막을 때 냉각수를 짧게 데우는 방법으로 읽는 편이 자연스럽다.

두 설명서는 여름용 워셔액이 겨울에 앞유리에서 얼 수 있으니 겨울용을 채우라고 강조한다. 타스만 설명서는 뒷유리 열선도 서리가 걷히면 반드시 끄라고 경고했다. 계속 켜 두면 고열로 화재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히터 성능을 좌우하는 냉각수 관리는 냉각수·브레이크액 점검 분석에 정리했다.

반론: 겨울 에어컨은 춥고 낭비라는 시각

겨울에 에어컨을 켜면 차가 추워지고 연료만 더 든다는 인식도 여전하다. 설명서도 매우 습한 날 에어컨을 켠 채 서리 제거 모드로 오래 달리면 바깥과의 온도 차 때문에 앞유리 바깥 면에 습기가 맺힐 수 있다고 인정한다. 이때는 와이퍼로 닦고 송풍 방향을 바꾸라는 것이 처방이다.

그러나 추위는 온도 설정으로 해결된다고 설명서가 직접 적었고, 에어컨 자동 작동은 서리 제거 모드에서만 이뤄진 뒤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 겨울철 에어컨 사용이 연비에 주는 영향은 차종별 공식 수치가 없어 숫자로 따지지 않았다. 김서림으로 인한 사고 통계나 겨울에 에어컨을 켜지 않는 운전자 비율도 확인할 수 있는 공식 자료가 없다.

전기차와 히트펌프 차량은 공조 방식이 달라 이 글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기 어렵다. 자기 차 설명서의 공조 항목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시동뉴스의 판단

제조사 설명서를 기준으로 보면 겨울 김서림의 답은 히터 온도를 올리는 것보다 서리 제거 모드로 에어컨과 외기 유입을 함께 쓰는 쪽에 가깝다. 유리창 습기 방지 기능이 꺼져 있다면 영하의 아침이 잦아지는 12월 전에 메뉴에서 켜 두는 것이 가장 손쉬운 대비다. 기능 이름과 메뉴 위치는 차종과 인포테인먼트 업데이트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자기 차 설명서의 공조 항목을 확인하는 것이 확실하다.

김도현 편집장 · 분석·산업

시동뉴스 편집장. 완성차 업계의 가격 전략과 신차 출시 주기, 규제 변화를 분석한다. 판매 데이터와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숫자가 말하는 흐름을 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