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토요타 Sequoia 40만km 갈 확률 42%…현대·기아는 0.8%

미국 3억 9,500만 대 분석에서 25만 마일 도달 확률 평균은 5.4%였다. 기아·현대차는 0.8%로 33개 브랜드 중 하위권이다.

렉서스 RX 350h 하이브리드 전측면
렉서스 RX 350h 하이브리드 — 사진: 렉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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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고차 검색 사이트 iSeeCars가 지난 9월 15일 공개한 가장 오래 타는 차 조사에서 토요타 Sequoia가 1위에 올랐다. 25만 마일(약 40만 km)까지 달릴 확률이 42.3%로, 전체 평균 5.4%의 7.9배다.

상위 27개 모델 가운데 25개가 토요타·렉서스·혼다·어큐라였다. 같은 회사가 낸 브랜드 순위에서 기아와 현대차는 0.8%로 33개 중 21위와 23위에 머물렀다. 시동뉴스는 이 숫자를 고장률이 아니라 미국에서 차가 얼마나 오래, 많이 달리며 남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본다. 다만 같은 하이브리드 세단끼리 벌어진 격차는 운행 습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3억 9,500만 대 분석, 평균 확률은 5.4%

iSeeCars는 2013년 첫 조사를 낸 뒤 매년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3억 9,500만 대가 넘는 차량 데이터를 분석했다. 2위는 렉서스 LS(38.8%), 3위는 토요타 4Runner(33.1%)였고 렉서스 RX 하이브리드, 토요타 Tundra와 Tacoma가 뒤를 이었다.

상위 27위 안에 든 일본 브랜드 밖의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17.3%)와 쉐보레 서버번(11.6%) 두 대뿐이다. 브랜드 순위에서 평균을 넘은 곳은 33개 중 다섯 곳으로, 일본 브랜드 넷과 GMC다.

 순위25만 마일 도달 확률
토요타1위19.7%
렉서스2위14.4%
혼다3위13.3%
어큐라4위9.5%
GMC5위5.8%
전체 평균-5.4%
기아21위0.8%
현대차23위0.8%

한국차 최고 기록은 소형차 부문 기아 리오의 4.4%

기아와 현대차의 확률은 평균의 0.2배 수준이다. 고급 브랜드를 뺀 18개 대중 브랜드만 따로 봐도 13위와 15위다. 제네시스는 33개 브랜드 명단에 들지 않았다.

차급별 1위 목록에 오른 한국차는 소형차 부문의 기아 리오 5도어(4.4%) 하나다. 국내에서는 프라이드라는 이름으로 팔린 모델이다. 차급 1위인데도 전체 평균에는 못 미친다. iSeeCars도 차급 1위라는 사실이 25만 마일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차급 평균부터 다르다: 픽업 11.1%, 승용차 3.4%

차급별 평균을 보면 사용 방식의 영향이 드러난다. 대형 상용 모델을 포함한 픽업트럭 평균은 11.1%로, 1위 램 3500은 31.9%를 기록했다. SUV 평균은 4.8%, 승용차 평균은 3.4%로 가장 낮았다. 일을 하며 매일 장거리를 달리는 차일수록 확률이 높게 나오는 구조로 보인다.

고급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고급 브랜드 평균은 3.4%로 대중 브랜드 평균 5.8%보다 낮았고, BMW와 아우디는 0.5%에 그쳤다.

대형 SUV에서는 미국 브랜드도 선전했다. SUV 상위 26위 안에 GM 계열 모델이 다섯 개 들었고, 쉐보레 서버번(11.6%)에 이어 GMC 유콘 XL(8.6%), 유콘(7.7%), 쉐보레 타호(7.1%)가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차급 1위라고 오래 가는 것은 아니다. 고급 소형차 1위 메르세데스-벤츠 CLA는 1.7%, 고급 소형 SUV 1위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1.2%에 그쳤다.

같은 하이브리드 세단, 어코드 18.5%와 쏘나타 0.3%

하이브리드·전기차 13개 모델 순위에서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0.3%로 12위였다. 1위 렉서스 RX 하이브리드는 28.9%, 같은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인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18.5%를 기록했다.

iSeeCars는 하이브리드 차주가 낮은 연료비 덕분에 차를 더 많이 운행한다고 분석했다. 많이 달리는 조건이 같은 차급에서도 격차가 60배 넘게 벌어졌다는 점에서, 사용 습관만으로 한국차의 낮은 순위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반론: 고장률이 아니라 주행거리 생존율이라는 시각

이 조사는 고장 빈도나 수리비를 재지 않는다. iSeeCars는 차종별로 연식에 따른 평균 주행거리를 계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자체 모델로 특정 주행거리까지 남아 있을 확률을 추정했다. 대형 상용 모델, 데이터가 부족한 모델, 2022년형 이전에 단종된 모델은 빠졌다.

그래서 결과는 차를 얼마나 많이 타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iSeeCars의 칼 브라우어 애널리스트는 포르쉐(0.3%)의 낮은 확률이 내구성보다 차주들이 덜 타는 습관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1위 테슬라 모델 X가 3.6%에 그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기차는 판매량이 충분한 세 모델만 분석에 들어갔고, 닛산 리프는 0.0%였다. 데이터는 모두 미국 기준이어서 도로와 기후, 운전 습관이 다른 국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고, 국내에는 이런 방식의 조사가 없다.

품질 조사와 결과가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시동뉴스가 앞서 다룬 J.D.파워 2026 품질 조사에서는 제네시스가 초기품질 2위에 올랐다. 두 조사는 재는 대상이 달라 순위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시동뉴스의 판단

이 순위는 10년 넘게 탈 차를 고르는 국내 소비자에게 참고 자료일 뿐 정답은 아니다. 미국에서 한국차가 40만 km 구간까지 살아남는 비율이 낮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원인이 내구성인지 사용 패턴인지는 이 데이터로 가를 수 없다. 관건은 고장 빈도를 따로 집계한 신뢰도 조사에서도 같은 격차가 나오느냐다. 그전까지 오래 탈 차의 수명은 순위보다 가혹조건 정비 주기 같은 관리에 더 달려 있다고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김도현 편집장 · 분석·산업

시동뉴스 편집장. 완성차 업계의 가격 전략과 신차 출시 주기, 규제 변화를 분석한다. 판매 데이터와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숫자가 말하는 흐름을 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