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 현대자동차

현대차, 덜 팔고 더 벌었다…환율·하이브리드가 가린 3분기

환율과 하이브리드 덕에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원가율은 오르고 연간 목표는 내려갔다. 4분기 카드는 가격 인하가 아닌 신차와 할부다.

현대차 디 올 뉴 투싼 전측면
현대차 디 올 뉴 투싼(참고 이미지) — 사진: 현대자동차
목차 · 6개 항목

현대자동차가 29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도매 판매는 92만 710대로 전년 동기보다 11.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조 6,772억 원으로 5.5% 늘었다. 국내 판매는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27.2% 감소한 13만 1,468대에 그쳤다.

시동뉴스는 이번 이익 증가를 체력의 증거라기보다 환율과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에 기댄 결과로 본다. 같은 분기 원가율은 올랐고 연간 목표는 내려갔다. 4분기에 현대차가 꺼낸 카드도 가격 인하가 아니라 신차와 할부다.

판매 92만 대, 영업이익 2조 6,772억 원…연간 목표는 400만 대로

현대차 실적 보도자료에 따르면 3분기 매출액은 45조 1,102억 원으로 3.4%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0.5%포인트 오른 5.9%를 기록했다. 해외 판매는 글로벌 수요 위축과 파업에 따른 수출 차질로 8.0% 감소한 78만 9,242대였다. 회사는 추석 연휴로 영업일수가 줄어든 점도 판매 감소 요인으로 들었다.

연간 가이던스도 바꿨다. 도매 판매 목표는 415만 8,300대에서 400만 대로, 영업이익률 목표는 6.3~7.3%에서 5.5~6.5%로 낮췄다. 자동차 부문 투자 계획은 17조 8,000억 원에서 16조 원으로 줄였고, 매출액 성장률 목표 1.0~2.0%는 유지했다.

 2026년 3분기전년 동기 대비
도매 판매92만 710대-11.3%
국내 판매13만 1,468대-27.2%
해외 판매78만 9,242대-8.0%
하이브리드 판매16만 7,414대약 6,000대 증가
매출액45조 1,102억 원-3.4%
영업이익2조 6,772억 원+5.5%
매출원가율83.8%+1.5%포인트

이익을 받친 것은 환율과 하이브리드, 비용 절감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23원으로 전년보다 2.8% 올랐다. 뉴스1에 따르면 현대차는 컨퍼런스콜에서 환율 상승으로 매출이 약 5,000억 원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판매 물량이 줄어든 만큼을 환율이 일부 메운 셈이다.

하이브리드도 버팀목이었다. 하이브리드 판매는 16만 7,414대로 약 6,000대 늘었고,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2%로 2.7%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전기차는 6만 9,117대에 그쳐 전동화 차량 전체 판매는 2.7% 줄어든 24만 5,540대였다. 회사는 하이브리드 중심의 고부가가치 차종과 주요 시장 판매 비중 확대가 매출 감소 폭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율을 10.3%로 2.0%포인트 낮춘 비용 절감도 이익을 지탱했다.

원가율 83.8%, 관세 부담은 그대로

같은 분기 매출원가율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1.5%포인트 오른 83.8%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원자재 가격이 여전히 높고 대미 관세 영향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1에 따르면 회사는 관세 부담을 지난해 약 4조 원으로 집계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예상했다.

환율도 계속 우호적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현대차는 최근 원화가 강세로 돌아섰다고 언급했다. 환율 효과가 줄어들면 원가 부담이 이익에 그대로 드러난다. 영업이익률 목표를 0.8%포인트 낮춘 것도 이런 계산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카드는 신차와 할부, 가격 인하는 아니다

현대차는 9월부터 국내 공장 생산이 정상화됐다며 4분기 신차로 판매 물량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에 따르면 회사는 국내에서 아반떼 하이브리드, GV80 하이브리드, 투싼, GV90, 싼타페 부분변경, G90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모델별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첫 성적은 나쁘지 않다. 현대차 발표에 따르면 디 올 뉴 투싼은 계약 첫날 1만 5,045대를 기록해 역대 투싼 최다였고, 하이브리드 선택 비중이 55%였다. 국내 승용 판매에서 올해 1~9월 기아에 밀린 현대차에게는 순위를 되찾을 첫 기회다.

주행 중인 현대차 디 올 뉴 투싼 정면
디 올 뉴 투싼, 계약 첫날 하이브리드 비중 55% — 사진: 현대자동차

테슬라와 중국 브랜드에 대한 대응도 가격이 아닌 금융과 서비스다. 뉴스1과 디지털데일리에 따르면 현대차는 컨퍼런스콜에서 가격을 수시로 조정하면 중고차 가치와 고객 신뢰를 해친다며, 잔존가치를 활용한 할부로 월 납입금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국내 전기차 서비스 거점이 1,000곳이 넘는 반면 테슬라는 17곳 정도로 안다고도 했다. 할부 금리와 조건, 신차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반론: 파업이 끝났으니 일시적 부진이라는 시각

현대차는 이번 가이던스 조정이 사업 경쟁력이나 수익 창출력의 악화를 뜻하지 않으며, 예상하기 어려웠던 원자재 가격 상승과 생산 차질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이 9월부터 정상화됐고 투싼 계약 기록이 수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근거 있는 주장이다.

다만 이는 국내 판매에 한해서다. 해외 판매도 8.0% 줄었고 회사는 그 원인으로 글로벌 수요 위축을 함께 들었다. 원가율 상승과 관세는 파업이 끝나도 남는다. 국내 감소는 일시적일 수 있지만, 이익 구조에 대한 압박은 일시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시동뉴스의 판단

3분기 숫자는 판매가 줄어도 이익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그 수단이 환율과 비용 절감이라는 점에서 반복하기 쉽지 않다. 시동뉴스는 현대차가 4분기에 정가를 내리기보다 할부 조건으로 국내 판매를 되찾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관건은 11월 초 발표되는 10월 판매에서 투싼 출고가 국내 감소분을 얼마나 메우느냐다. 차를 살 계획이라면 가격표보다 할부 조건을 비교하는 편이 유리해 보인다.

김도현 편집장 · 분석·산업

시동뉴스 편집장. 완성차 업계의 가격 전략과 신차 출시 주기, 규제 변화를 분석한다. 판매 데이터와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숫자가 말하는 흐름을 짚는다.